56 와우정사의 3가지 의문 수필집 용인, 용인사람들



와우정사의 3가지 의문


휴가 때면 꼭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다녀와야 여행한 흥이 나는 건 왜일까. 등잔 밑이 어둡고, 멀리 있는 무당이 용하다고 인정하기 때문일까. 하기야 남산아래에 사는 사람치고 남산에 오른 이가 몇이나 될까마는. 사람들은 이상하게 가까운 곳 보다 먼 곳을 동경하는 습성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러나 공원 같은 절, 와우정사에 가면 이런 우려가 싹 가신다. 무엇보다 볼거리가 넘치고 드라이브 코스로도 훌륭하다. 이런 멋진 곳이 가까이에 있다는 건 행운이다. 대부분의 사찰이 입장료, 주차료, 문화재관람료까지 받아 한 가족이 한 번 들어가려면 비용이 꽤 드는데 와우정사는 모두 무료다.

절 입구에 높이가 8m나 하는 석가모니 두상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사실 이곳은 와불로 유명하나 숨이 턱, 멎는 듯이 강한 임팩트를 느낄 수 있는 석가모니 두상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전체를 완성하면 높이가 100m도 넘는다고 하니 어림잡아 상상해 봐도 대단하다.

그래서 부처를 완성하는 것보다 넉넉히 상상하라고, 나중에 돌무더기를 쌓아 올린 위에 두상을 올렸나 보다. 역시 예전 모습이 훨씬 더 인상적이어서 아쉬웠다.

오른쪽 본관건물에는 불교국가에서 보내 온 키 작은 불상 3,000여개를 전시해 놓았다. 불상마다 1초씩만 눈길을 준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다. 길을 따라 극락전으로 오르면 왼쪽에 마이산이 떠오르는 돌탑이 발길을 붙잡는다. 마이산을 오른 분들이라면 실감할 게다.

전북 진안군 마이산탑사의 ‘만물탑’을 방불케 하는 탑들이 통일을 기원하고 있다. 돌탑을 끼고 올라 약수터에서 차디찬 물 한 잔을 마시며 윤회를 생각한다.

대웅전 터에는 황동 5만근을 들여 만든 부처상 5존이 있다. 명상에 잠긴 은근한 표정이 화평해 보인다. 바라보는 마음도 따라서 평화롭다. 다가가 보니 부처님 얼굴마다 눈물자국이 선연하다. 요즘 나라 안팎이 어수선하니 마음을 졸여서일까. 하도 많이 울어서 눈물자국이 뚜렷하다. 무게가 12톤에 이르는 통일의 종도 볼만하다.

터널모양의 숲길을 따라 오르면 ‘와불전’으로 가는 길이다. 세계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평화로운 ‘와불’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돌계단을 오른다. 길이가 자그마치 12m에 달하는 이 엄청난 ‘와불’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져 온 향나무를 통째로 깎아 만든 것이다.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신비함 때문에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진다.

와우정사를 다니며 드는 의문은 3가지다.
첫 번째는 이렇게 큰 절인데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고, 일주문이나 해탈문이 없다는 게 두 번째고, 세 번째는 스님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첫 번째나 두 번째는 나름대로 짐작할 수 있겠으나 스님이 보이지 않는 건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동안 숱하게 다녀도 스님을 본적이 없다.

와우정사 바로 못 미쳐 ‘미술관아사달’은 우리나라보다 독일에서 더 유명한 최빈 작가의 그림을 항상 전시하고 있다. 커피찌꺼기와 대리석가루를 물감에 섞어 독특한 화법의 그림 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특별전시실은 문학
·예술가들이 모임장소로 애용한다고 한다.

특별한 음식과 특이한 차 맛을 즐기고 싶은 분들은 ‘아사달’이 자랑하는 맛을 즐기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시원한 매실차는 오랫동안 숙성해 향은 강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색이다. 매실주 같은 매실차를 마시며 혹시 이러다 입에서 술 냄새 난다고 경찰한테 걸리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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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 시인이 만난 용인, 용인사람들

      박남 / 문학관(2005년 6월)
http://namfly.egloos.com/6990587
http://namfly.egloos.com/6990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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